[지금, 이 책] 기자가 쓰는 에세이는 조금 다를까

일상을 다시 발명하는 법
이다혜의 에세이 '여행의 말들'

김미수 기자 승인 2022.01.10 09:43 의견 0

여행지에서 '문득' 생각나 적은 엽서는 누구에게서 받아도 설렌다. '문득' 이런 수고를 들일 만큼 좋은 기억의 한편에 제가 있나요, 그렇다면 진심으로 기쁜 일입니다. 오늘 또 한 번 당신을 생각했어요. -책 속에서

(사진=유유출판사)


2021년 문학나눔도서로 선정된 이다혜 작가의 '여행의 말들'(유유출판사).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은 국내에서 발간되는 양질의 문학 도서를 선정·보급함으로써 문학 분야의 창작 여건을 조성하고 문학 출판시장 활성화를 견인하고자 지원하는 사업이다.

'출근길의 주문', '내일을 위한 내 일', '코넌 도일' 등으로 독자를 활발히 만나 온 에세이스트 이다혜가 여행에 대한 100개의 문장을 모았다. 책에서 길어 올린 단단한 문장과 그에 따른 단상을 통해 작가는 일상을 다시 발명하는 방법으로서의 여행을 제안한다.

베테랑 기자, 탁월한 작가, 용감한 팟캐스터, 그리고 무엇보다 오롯한 ‘여행자’ 이다혜가 찾아 낸 다른 삶의 가능성으로서의 여행을 소소한 필력으로 담아냈다.

마음대로 떠나지 못하는 지금 택한 여행하는 방법은 체화된 여행의 감각을 곱씹는 것. 이 감각은 비단 그가 직접 떠난 날들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씨네21'의 기자로 오래 일해 온 작가가 그간 다양한 매체에서 수많은 책과 영화를 소개하며 쌓은 단단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여행이 작품 속 인물을 어떻게 바꾸었는지까지, 작가가 소개하는 이들의 여행은 공간의 이동보다 훨씬 넓은 함의를 지닌다.

‘인생을 바꾸기 위해 떠나는 게 아니라 매일을 잘 살아 내려고 떠난다’는 작가에게, 여행은 다른 삶의 가능성을 높이는 시도로 자리한다.

그간 자신을 잘 돌보며 맡은 일을 잘 해 내는 데 현실적이고 솔직한 조언을 해 온 이다혜 작가가 터득한 ‘여행의 기술’은 ‘매일을 잘 사는 법’이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너머의 조금 다른 나를 꿈꾸는 데서 여행은 시작된다고 하지만, 매일의 바깥을 상상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작가는 말한다. 공간에 변화를 주는 것 뿐만 아니라, 원하는 공간을 언제 어디서든 머릿속으로 불러올 수 있는 힘을 쌓아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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