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의 고즈넉함에서 찾는 잔잔한 독서

권유리 기자 승인 2022.05.03 14:50 의견 0
사진=정동전망대에서 바라본 덕수궁
정동전망대에서 바라본 덕수궁 (사진=이민찬 기자)

책은 읽기 위한 동기나 시간도 중요하지만 환경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람들마다 각각 책을 잘 읽기 위해 선택하는 공간은 다를 겁니다. 어느 이는 도서관이 편하고, 어느 이는 카페가 편할 겁니다. 그래서 제시해봅니다. 리드어스 기자들이 추천하는 ‘책 읽기 좋은 장소’를 말입니다. <편집자 주>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덕수궁, 경희궁. 서울의 5대 궁궐은 한국의 주요 관광지다.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한복(전통성 여부는 여기서 중요하지 않다) 패션에 맛들인 젊은 세대들이 궁궐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이유도 있다.

이런 까닭에 사실 궁궐을 독서하기 좋은 장소라고 소개하면, 의아해 한다.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시끄럽고, 굳이 입장료까지 내가며 그곳에서 무슨 독서를 하겠냐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갖는 의아함은 사실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에 한해서다. 해당 라인을 벗어나 시청 옆에 있는 덕수궁과 서울역사박물관 옆에 있는 경희궁은 전혀 다른 궁궐의 모습을 보인다.

특히 석조전을 품은 덕수궁은 조선-대한제국 시대를 보여주면서도,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과 달리 편안함을 선사한다. 즉 세 궁이 관광 장소로서 여겨진다면, 덕수궁은 시민들에게 편안한 쉼터와 같은 공간을 제공한다.

사진=덕수궁 내 카페 '돌담길' / 정명섭 작가 제공
덕수궁 내 카페 '돌담길' (사진=정명섭 작가 제공)

덕수궁은 석조전 앞을 중심으로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펼쳐져 있다. 덕수궁 안의 주요 전각들을 당연히 둘러봐야겠지만, 독서와 사색은 석조전 앞이 제격이다. 특히 덕수궁 연못 옆 카페 ‘돌담길’은 적잖이 독서인들이 찾는 공간이다. 연못을 둘러싼 벤치들도 인상적이지만, 카페 테라스는 의외로 덕수궁을 찾는 이들도 쉽게 지나치는 공간이다.

이는 창덕궁 내 카페와 비교해 봐도 알 수 있다. 비슷하게 운영되지만, 창덕궁 카페는 북적이는 사람들로 인해 자리 잡기조차 어렵다. 관람 코스 중간에 위치해, 테이크아웃으로 차를 마시기에는 적당하지만, 자리를 잡고 사색과 독서를 즐기기에는 부적합한 카페다. 그러나 ‘돌담길’은 숨겨져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그리고 이곳은 입구와 가까워 덕수궁을 보기 위해 들어온 이들도, 혹은 다 보고 나가는 이들도 휴식하기에 의외로 ‘적당하지’ 않다. 위치가 의외로 고즈넉한 공간을 만든 셈이다. ‘책을 읽으러 궁궐에 가’ 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는가.

<덕수궁은...>

덕수궁에 대한 설명은 해당 홈페이지에 잘 나와 있을 것이다. 씁쓸하지만, 현실적인 사실은 덕수궁으로 들어가는 대한문이 정치적인 집회로 인해 적잖은 관광객들이 피해가는 공간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다른 궁에 비해 낮은 입장료임에도 불구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팁으로 말하자면, 덕수궁에 가기 전에 미리 서울특별시청 서소문별관 정동전망대에서 덕수궁 전체를 한번 보고 가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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