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이해 백전백승] ②플랫폼별 독자 성향을 파악하라

박희린 기자 승인 2021.12.14 08:00 의견 0

웹소설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우선 많은 양의 웹소설을 읽어봐야 한다. 장르별 작품뿐만 아니라 인기작을 꼼꼼하게 읽어 내려가면서 기존 문학 작품과 무엇이 다른지 빠르게 눈치를 채야 할 것이다. 스스로 독자가 되어 본 후에야 비로소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지 맥을 짚을 수 있게 될 것이다. 知彼知己(지피지기) 百戰百勝(백전백승)이라 하였다. 웹소설을 소비하는 독자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노는지 알아야 웹소설 작가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획에서는 웹소설 독자들의 소비패턴을 파악해봄으로써 작가가 어떤 시점을 갖고 집필에 임해야 하는지 제시해 보도록 한다. -편집자주-

도서 ‘웹소설 작가 서바이벌 가이드’에서 저자 김휘빈은 “자신이 쓰고자 하는 작품과 타깃층에 맞는 연재 사이트를 잡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각 장르에 관심이 있는 작가, 독자, 그리고 출판사는 일단 그 장르가 강세인 ‘텃밭’을 우선적으로 살펴본다. 출판사야 숨은 보물을 찾기 위해서라도 여기저기 뒤져 볼 가능성이 있지만 독자는 라면 코너에 가서 생수를 찾지 않는다”고 적었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연재 사이트란 네이버시리즈, 카카오페이지, 조아라, 문피아, 북팔, 북큐브 등 작가들이 웹소설을 올리는 공간을 말한다. 최근 들어 네이버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의 경우 규모가 커지고 장르가 확장되면서 플랫폼과 계약을 맺은 출판사를 통해서만 작품 연재를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네이버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에 웹소설 작가가 직접 작품을 올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 웹소설 챌린지 리그’를 통해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을 살펴본 후 연재가 결정된 작품은 네이버시리즈로부터 연락이 간다. 네이버시리즈에서 연재를 결정했다는 연락을 받은 작가는 플랫폼과 계약되어 있는 출판사와 작가 계약을 맺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는 하다.

그렇다면 각 연재사이트는 어떻게 성격을 달리하고 있을까.

(사진=네이버 웹소설 화면 캡처)

■ ‘하이틴 취향’ 네이버 웹소설, 로맨스물 쓴다면 이곳

네이버시리즈의 웹소설은 2013년 1월 15일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한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웹소설 연재 플랫폼이다. 네이버 웹소설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인터넷에 연재되는 소설들을 대부분 인터넷 소설이라고 불렀고, 웹소설이라는 이름은 쓰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네이버 웹소설은 대한민국에서 웹소설이라는 명칭을 최초로 공식적으로 사용한 플랫폼이다.

네이버 웹소설에서는 로맨스 작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챌린지 리그만 보아도 알 수 있는 현상이다. 판타지나 SF의 경우는 전멸이라는 표현을 써도 좋을 정도로 독자층의 여초 현상이 심화되어 있는 플랫폼이다. 네이버 웹소설의 로맨스 장르 편중 현상 무협 카테고리에 올라와 있는 작품만 봐도 알 수 있다. 독자들은 네이버 웹소설의 무협을 일컫어 “무협의 탈을 쓴 로맨스”라고도 부른다. 그 정도로 일단 로맨스만 들어가면 평점이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봐도 된다.

(사진=카카오페이지 웹소설 화면 캡처)

■ 장르소설 OSMU 원한다면 카카오페이지를 찾아라

2010년 카카오의 콘텐츠 플랫폼 자회사인 (주)포도트리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후 2013년 4얼 카카오페이지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컨텐츠 플랫폼이 카카오페이지다.

2014년 4월 21일부터 웹툰, 웹소설 무료 서비스를 시작하며 네이버 웹소설 전성기를 꺾은 경쟁사이기도 하다. 같은 해 하반기엔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상당수 독자를 확보했다.

2016년에는 베스트셀러와 독점 웹소설이 다수 존재하며, 웹 드라마, 일본 애니메이션까지 서비스하는 대형 플랫폼으로 성장하였다. 이때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했다.

카카오페이지는 175종의 웹소설을 보유하고 매월 120만명 이상 방문하는 등 글로벌 시장도 넓혀가고 있지만 공모전 당선작 등의 소수 예외를 제외하면, 의외로 카카오페이지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별로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대개가 타 출판사에서 지원하는 외부저작물이며, 타 플랫폼에서 무료 연재를 하다 인기를 얻은 작품들이 카카오페이지에 스카웃돼 독점연재로 진행되고는 식이었다.

그러다가 2018년엔 카카오페이지가 가진 독자적인 작품으로 소설, 웹툰, 드라마, 영화, 게임까지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작품인 ‘김 비서가 왜 그럴까’는 50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흥행 검증이 검증됐다. 이때부터 카카오페이지를 통한 OSMU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사진=문피아 화면 캡처)

■ 무협소설 작가라면 문피아로 가라

2012년 12월 27일에 설립된 문피아는조아라와 더불어 남성향 웹소설이 주로 연재됐다. 조아라의 부진을 틈타 독보적인 남성향 웹소설 연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연재뿐만 아니라 남성향 웹소설로는 카카오 페이지, 네이버 시리즈와 견줄만한 플랫폼이라고도 할 수 있다.

2021년 9월 네이버 웹툰에서 문피아의 지분 56.26%를 인수하며 네이버가 문피아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조아라 부진 이후 문피아의 규모는 급격하게 성장했다. 특히 남성향 웹소설 창작의 메카로 자리 잡은 문피아에는 자유연재처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보인다.

2018~2020년은 연재소설과 문피아 공모전에서도 이슈몰이, 장르적인 시도에도 성공한 소설들이 연거푸 이어지며 상업적, 장르적으로도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성좌물, 아카데미물, 인방물, 무협 웹소설 등 여러 웹소설 장르가 이를 통해 더욱 활성화 되었으며 특히 이 시기에 나온 ‘전지적 독자 시점’은 문피아의 대표 간판작으로 자리를 잡았다.

‘전지적 독자 시점’을 비롯해서 ‘백작가의 망나니가 되었다’ ‘내가 키운 S급들’ 등의 남성향 소설이 여성향 웹소설 독자들에게도 인기를 끌며 남성향에서의 여성향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무협, 현판 루트를 밟으며 남초 사이트로 인지되었던 문피아였음을 감안하면 독특한 변화하고 할 수 있다.

(사진=조아라 화면 캡처)

■ 조아라, 여성향 판타지의 시험대로 삼아 봐도 좋을 곳

조아라는 과거 2010년대 초반 노블레스를 통해 웹소설 시장을 선도했던 플랫폼이었으나 편당 결제 모델의 주류화, 후발주자의 부상 등의 다양한 이유 때문에 사이트가 쇠퇴했다. 2010년대 후반 이후 현재는 과거 2010년대 초반의 전성기와 비교했을 때는 상대적으로 사이트가 상당히 침체된 상태지만 여성향 웹소설 창작, 2차 창작 소설 창작, 성인 웹소설 창작 등으로 아직까지 사이트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2010년대 초반까지 규모가 한국에선 문피아와 함께 최대였었던 만큼 과거 국내 양판소나 라이트 노벨 작가는 이 곳에서 연재하던 작품이든 아니든 이 곳 출신이었던 사람이 많았었다. 하지만 남성향 웹소설 작가들이 대부분 문피아로 이탈한 이후 급격히 쇠퇴한 것도 사실이다.

누구나 쉽게 소설을 올릴 수 있다는 사이트 특성상 소위 지뢰라고 불리는 수준 낮은 글이 많지만 글이 많다 보니 독자도 많이 몰려들어 일정 퀄리티 이상만 유지하면 웬만하면 고정독자들이 생기며 이런 만큼 국내 웹소설 사이트 중 독자가 많은 편이었다.

한때 소덕들에 의해 소녀시대 팬픽 소설로 베스트란이 점령되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팬픽이 하렘으로 종결되면서 독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2014년부터 연예인 팬픽은 그 자취를 거의 감추었다.

여성향 판타지 중엔 여성이 주인공일 뿐 판타지 모험물도 가끔 있는데 보통 글 수준이 괜찮은 편이니 시험 삼아 보는 것도 좋다.

저작권자 ⓒ 리드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