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최초가 되는 법…카카오페이 류영준 전 대표

박희린 기자 승인 2023.01.31 13:29 의견 0
카카오페이 류영준 전 대표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최초 개발한 인물이다. (사진=카카오페이)

류영준 카카오페이 상임고문(전 대표)는 한때 카카오페이 주식 900억 원어치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면서 개인적으로 469억 원을 현금화 해 물의를 빚은 인물이다. 논란 당시 그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상임고문 직으로 복귀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카카오페이가 상장을 하면서 개인적인 이득을 취해 불명예를 얻었을지언정 그가 보여준 ‘최초’의 임팩트는 강하다. 보이스톡 개발자이자 국내 최초 간편 결제를 개발한 인물인 그는 여전히 절대 다수 국민들의 생활 편의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류 전 대표는 카카오페이 대표 재직 당시 ‘세상을 바꾸는 시간’에 출연해 어떻게 최초가 되었는지, 또 최초가 되기 위해 어떤 마음 가짐이 필요한 지 피력한 바 있다.

본인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이라고 칭한 그가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간편 결제 서비스를 만들게 됐는지 소개하면서 최초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었다.

카카오페이 류영준 전 대표는 2021년 세바시 강연에서 대한민국에서 최초가 되는 법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사진=세바시 유튜브 캡처)

■“최초는 망해도 최고다”

강연에서 그는 ‘최초’라는 타이틀에 부담을 갖지 말라고 피력했다. “죽을 때까지 새로운 것을 최대한 많이 해보자”라는 자신의 좌우명을 소개하면서 본인 스스로도 실패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저도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많이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도 그런 걱정이 줄어듭니다. 실패하더라도 나에게는 경험과 지식이 남고, 누군가 다시 도전할 때 최소한 내가 조언이라도 해줄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처음’이라는 단어가 부담보다는 기회로 느껴지기 시작했고, 과감하게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류 전 대표가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했을 2000년 즈음에는 무선인터넷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인터넷하려면 선을 연결하기 위해 집이나 회사에 들어가야 했다. 당시는 네이버와 다음같이 PC기반의 검색 서비스가 사랑받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모두 PC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와 사업을 펼치고 있을 때 류 전 대표는 모바일 기반 서비스를 기획했다.

“‘꼭 남들을 따라가야 할까? 다가올 미래를 먼저 준비해보자. 그럼 내가 시작하는 게 최초가 되는 것 아니야?’라는 생각 끝에 열심히 모바일 분야를 공부하고 때를 기다렸습니다. 결심한 지 7년 정도 지나니까 스마트폰이 출시됐고, 카카오톡 메신저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좀 길었죠.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당시 문자메시지 돈을 내고 썼는데 카카오톡에서는 무료로 문자 메시지를 할 수 있다고 소문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의 출시와 카카오톡 서비스의 시작은 류 전 대표에게 기회였다.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그 당시 벤처회사였던 카카오에 입사했습니다. 제가 입사하고 3개월 만에 문자 무료 서비스를 하고 통화도 무료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어요. 당시 인기가 어느정도였냐면 카카오톡 가입자 2000만 명을 축하하기 위해서 현수막 만들고 채 걸기도 전에 가입자 4000만 명이 돌파 했어요. 그래서 현수막 앞자리만 바꿔서 행사를 치렀죠”

카카오톡 서비스의 혁신에 대해 이야기한 그는 누군가 하고 있는,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는 일이 아닌 처음 시도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생각대로 성과가 바로 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럴 때마다 ‘망해도, 실패해도, 내가 이 분야, 이 업무에서는 최고다. 그러니까 뭐 손해 볼 거 없잖아’ 생각해보세요. 조금은 가벼워지고 나중에는 남보다 먼저라는 걸 즐기시게 될 겁니다”

(사진=세바시 유튜브 캡처)

■ 불편함을 찾아라. 내가 불편하면 남도 불편하다

그렇다면 최초는 어떻게 찾아내야 하는 것일까? ‘이미 최초는 세상에 다 나와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최초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라는 궁금증이 생긴다면 자기 스스로에게서 최초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익숙해져서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것들요. 7년 전에는 모바일 결제하려면 수많은 정보들을 일일이 입력해야 했습니다. 100명이 결제하러 들어온 뒤 마지막까지 몇 명이 성공하나 봤더니 50명 밖에 안 되는 거예요. 중간에 50명은 욕하거나 스마트폰 던지는 사람도 있었을 겁니다. 저는 당시 이 결제과정이 정말 불편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걸 한 번 고쳐봐야겠다’고 결심한 끝에 나온 게 대한민국 최초의 결제서비스 카카오페이인 겁니다. 이렇게 한 번 바꾸고 나니까 결제 이외에도 금융에서 불편한 게 더 많이, 더 자주보이더라고요”

본인의 불편함에서 최초를 찾은 류 전 대표는 이후 투자와 대출 등 카카오페이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개발했다. 아무도 바꾸지 않은 불편함에 도전해서 역신적인 금융서비스들을 하나씩 세상에 내놓은 그는 “내가 불편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피력했다.

■ 최초를 만들고 싶다면 주변에 얘기하라

자기 자신의 불편함에서 찾은 최초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것을 함께 해 줄 동반자들이 필요하다. 서비스를 함께 개발하고, 실행한 동반자를 찾기 위해 그는 카카오페이 서비스에 대해 많은 이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나는 이런 게 불편하고 이렇게 바꾸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많이 하고 다녔어요. 많은 이들이 지지해주면 좋겠지만 10명 중 8~9명은 반대하셨어요. 그 중에 내 생각에 공감하고 더 좋은 의견을 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는데 실제로 그런 이들과 함께 카카오페이를 만들었습니다”

류 전 대표의 최초를 지지해 준 사람은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다. 당시 그는 카카오페이의 팀장, 임원, 대표까지 찾아갔지만 부정적인 의견만 듣고 돌아와야 했다. 정말 안되면 회사를 그만둘 각오까지 한 그가 마지막으로 찾아간 사람이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다.

“의장님이 너무 흔쾌히 ‘그래 이제 시작할 때 됐지’ 하고 제 생각을 공감하고 지지해줬습니다. 그렇게 2017년 카카오의 첫 번째 자회사로 독립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고 많은 사람 만나서 이야기해보세요. 그 생각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사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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