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창업자 필나이트 (사진=나이키)

1990년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닌 1970년대 세대만 해도 나이키 운동화는 하나의 로망이었다. 그들의 자녀들이 당연히 나이키를 신을지언정 지금의 40대들에게 나이키는 버킷리스트 속 한 줄이었을지 모른다.

그 당연한 나이키 속 이야기는 너무나 흥미롭다.

1964년 블루리본스포츠로 출발한 필나이트(나이키 창업자)의 당시 나이는 24살 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세계여행을 하겠다는 꿈을 가졌던 필나이트가 일본의 신발 브랜드 타이거에 영감을 받아 신발 유통 회사를 차린 것 이다.

젊은시절 필나이트 (사진=나이키)

그 시절 많은 창업자들의 성공스토리에서 흔히 보듯 필나이트 역시 부모님 집 지하실을 사무실 삼아 회사를 시작한다. 이후 일본 회사의 배신과 현금 부족 등 여러 역경을 겪은 필 나이트가 결국 법인명을 나이키로 바꾸고 그 유명한 스우시를 창조해 내기까지 흥미 진진한 이야기는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자서전 <슈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필 나이트 자신이 칭하는 ‘슈독’은 그야말로 신발에 미친 사람을 일컫는다. 사업에 있어서 방관에 가까울 정도로 파트너들을 내버려두는(?)는 그의 주위에는 신발에 미친 천재들이 모여든다.

스우시를 창조한 디자이너가 그랬고, 와플 모양 밑창을 고안해 낸 바우어만 코치가 그랬다. 나이키의 천재 영업가 이자 발명가 존슨은 또 어떤가. 신발에 미친 천재들을 곁에 둔 필 나이트는 그 어떤 요구에도 이 멤버들이 나이키를 위해 헌신할 것이라는 신뢰를 가졌다.

실제 나이키는 오직 ‘승리’라는 나이키의 정신만이 필 나이트에게서 나왔을 뿐, 와플 모양 밑창이나 에어, 스우시 등 나이키를 상징하는 그 모든 것은 그의 파트너들에게서 나온 세기의 작품이다.

(사진=박진희 기자)

무려 550페이지나 되는 필 나이트 자서전에서 그는 “빨리 실패하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 따위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 시절 창업가가 당연히 그랬듯 오롯이 일이 모든 것이었던 그의 삶이 550페이지에 압축된 것이 아쉽다. 좀 더 역동적인 이야기가 담긴 책이 더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슈독>은 이미 충분히 나이키를 사랑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리드어스 박진희 기자 writers@read-us.co.kr 박진희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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