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해 미칠 수 있는 사람은 엄마 뿐이야"

히가시노 게이고 '인어가 잠든 집'

신리비 기자 승인 2022.06.20 16:20 의견 0

히가시노 게이고에겐 특출난 재능이 있다. 비단 이야기만 재밌게 써내려가는 것이 아니다.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끌어와 자신의 필력에 덧입혀 독자들을 빠져들게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이끌려 끌려가다 보면 멈추는 지점들이 분명히 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지난 2월 국내에 출간된 ‘인어가 잠든 집’은 히가시노 게이고표 추리 소설이 아니다. 스릴러라고도 부를 수 없다. 그러나 한 아이가 뇌사상태에 빠진 후 격한 감정의 파고를 겪는 부모의 이야기는 스릴러만큼이나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우리는 뇌사 상태에 빠진 이를 의학적으로 사망상태로 규정할 때가 있다. 과연 그는 죽은 것일까, 아직 살아 있는 것일까? 이 하나의 질문으로 500여 쪽에 달하는 분량에 퍼져나가는 이야기는 분명 경험해보지 않은, 부디 경험하지 않았으면 하는 우리를 고민에 빠뜨린다.

소설 속 부모를 그저 아이를 잃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우리가 법적 체계 속에, 의학적 선고 속에 생명을 존중하고 있는 것인지 버리고 있는 것인지 수도 없이 엎치락 뒤치락 하게 만드는 책. ‘인어가 잠든 집’이다.

사진=재인
사진=재인

“세상에는 미쳐서라도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있어. 그리고 아이를 위해 미칠 수 있는 사람은 엄마 뿐이야.”

“남에게 화풀이를 할 수 없으니 애초에 그런 선택지를 두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는 건 정신 건강에 좋지 않아요. 사람에게는 반드시 도망갈 구석이 필요합니다. 언제 어느 때라도요.”

“이런 식으로 따님을 간병한다고 얘기하면 이러쿵저러쿵할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마음에 정직해야 한다는 거예요. 인간의 삶이란 반드시 논리적이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이 세상에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통일하지 않아도 되는 일, 아니 오히려 통일하지 않는 편이 나은 일도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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