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2인자들’ 4년 만의 후속작 ‘조선의 권력자들’

박희린 기자 승인 2020.06.26 13:33 의견 0
 


조선과 같은 전제왕조 국가에서는 절대 권력을 쥔 자의 행보 하나하나로 누군가의 성공과 몰락, 삶과 죽음이 정해지고 백성의 평안과 고통이 결정됐다. 또한 전제왕조 국가에서 권력을 쥐지 못한다면 성군(聖君)도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임진왜란 발발부터 대한제국이 생겨나기까지 300여 년, 때로는 충신이자 왕의 동지로서, 때로는 간신이자 왕권을 위협하는 적으로서 수많은 권력자가 있었다.

‘조선의 권력자들’은 임진왜란 이후 왕 못지않은, 때로는 왕보다도 막강한 권력으로 시대의 흥망성쇠를 만들어간 권력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들은 어떻게 왕조차 두려움에 떨게 할 정도의 권력을 손에 넣었을까? 무엇을 위해 그런 권력을 손에 넣었으며, 이를 위해 어떤 선택을 내렸던 걸까? 또한 어떻게 그 권력을 유지했으며, 이들의 최후는 어떠했는가? ‘조선의 권력자들’은 이런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저자는 ‘전쟁과 평화’ ‘사대부의 부활’ ‘세도정치의 시작’ ‘왕실의 재건’ ‘국가의 몰락’이라는 5가지 테마를 통해 책 속에 소개된 8명의 권력자들이 어떻게 권력을 쥐었고, 그 권력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그 결과가 어떻게 조선의 흥망성쇠로 이어졌는지를 설명한다. 그 주인공들은 이이첨, 김자점, 송시열, 홍국영, 김조순, 흥선대원군, 명성황후, 김홍집이다.

이들 중에는 소위 흙수저로 태어났지만 비상한 두뇌와 냉혹한 결단력으로 잔인하게 정적들을 제거하며 권력의 정점에 선 입지전적 인물이 있는가 하면, 왕과 나라보다는 학문적 동지들과의 의리와 예(禮)만을 중시하느라 논쟁에 불을 지핀 자도 있고, 권력을 위해 가족 간에 암투를 벌이는 것은 물론 나라의 위기까지 초래한 안타까운 인물도 있으며, 미래를 잃고 망해가는 나라에서도 자신의 본분을 지키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백성들의 손에 죽음을 맞이한 명예로운 사람도 있다. 알력 다툼과 암투,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두뇌 싸움과 피의 숙청 등 그들의 이야기는 어떤 드라마보다도 극적이고 흥미로우며 하드보일드 소설만큼이나 냉혹하다.

역사는 거울이라는 말은 진부하지만 진실이기도 하다. ‘조선의 권력자들’에 등장하는 8명의 인물들을 단순히 역사 속 인물들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이들이 권력을 쥐기 위해 벌였던 일들, 그 결과로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고, 백성들이 고통에 시달렸으며, 나아가 나라가 망해가게 된 과정들을 보고 있노라면 현재의 정치인들이 사리사욕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는 모습과 묘하게 겹친다. 권력이란 사람을 탐욕에 빠뜨리고 타락시키는 마물인 동시에 혼란을 잠재우고 기강을 바로 세우는 정의이기도 하다. 역사를 통해 우리는 권력을 정의의 도구로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을 선별해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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