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Leader] ② “5년은 지지고 볶아야죠” 멘탈케어 스타트업 마음연구소 최용원 대표

박진희 기자 승인 2023.01.26 11:53 의견 0
마음연구소 최용원 대표 (사진=강인영PD)

멘탈케어 스타트업 마음연구소의 최용원 대표는 올해 31세가 됐다. 1993년 생으로 2019년 말 네이버 지식인 엑스퍼트라고 하는 온라인 상담 플랫폼을 시작으로 회사를 발전시켜 왔다. 마음연구소 소개를 보면 단순히 심리 상담을 해주는 상담센터 역할에서 벗어나 좀 더 확장된 플랫폼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으로 상담자의 사례를 받고 답변 해 주는 형태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오프라인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상담자와의 감정 선, 공감 등이 필요한 분야다. 그렇기 때문에 말에서 풍기는 뉘앙스가 중요하다.

“오프라인 센터를 열고 이제 거기서 함께 뜻이 있는 상담 선생님들 과 함께 활동을 시작 했어요. 지금은 광화문, 여의도, 사당 이렇게 3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계획보다 근데 확장이 더디기는 하네요. 서울지역에 지점을 좀 더 확장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것을 상담으로 연결시키는 사업을 영위하기에 조 대표의 나이에서 오는 경험치 부족이 걸림돌이지는 않을까. 더군다나 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사회 초년생의 사업 좌충우돌은 적지 않은 노고일 터다.

“처음부터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랑 같이 사업 시작을 했어요. 정신과 의사들이 운영하는 정신의학신문에서 제가 콘텐츠 기획, 제작을 하면서 병원 관리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콘텐츠를 알리기만 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부분에 있어서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과 보다 직접적으로, 가깝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결국 뭔가 해결해나가야 하는 것이잖아요. 신문사를 통해서 저는 알리기 위한 경험을 쌓았으니 사람들이랑 조금 더 가깝고 편안한 쪽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 보자라고 마음먹고 심리 상담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물여덟 살 나이로 심리상담소를 창업한 최 대표는 시장에 긍정적인 기대를 안고 있다. 사업적으로 접근했을 때 국내 심리 상담 영역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 이유다.

“말씀드렸듯이 전 국민에 10%가 1년에 정신질환 한 번은 앓고 있어요. 이것만 보더라도 사업성은 충분합니다. 심지어 이 수치는 질환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의 수치인 것이고 진단을 받지 않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그리고 한 번 겪어 본 사람들은 그걸 또 겪기 싫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중간 중간 또 멘탈 케어를 할 거예요. 이런 것까지 생각했을 때 저는 1000만에서 2000만 정도까지가 저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라고 보고 있어요”

젊고 도전적인 시각으로 블루오션을 찾아낸 듯 보인다. 그러나 시장의 크기와 달리 사업은 다른 문제다. 젊은 것은 양날의 검이 되어 사업에 약이 되기도 하고, 대론 독이 되기도 한다.

“저는 제가 되게 잘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막상 사업을 해보니 저에게 꼼꼼한 부분이 부족하더라고요. 시장 규모를 추산한다든지, 재무적인 부분에서 좀 나태해지는 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성선설을 믿는 편이어서 직원들에게 무한 신뢰를 하는 편인데, 아무리 좋은 사람이더라도 회사에서 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한 없이 나태해지더라고요. 이 부분이 사업가로서 저의 약점이었습니다”

본인의 부족한 부분까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최 대표는 마음연구소 창업 4년 차에 접어든 올해부터 직원 관리, 재무 재표 등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돌리기로 마음 먹었다. 목표치 설정 또한 구체적으로 해서 난항을 겪고 있는 파트를 보완하겠다는 의지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 스스로의 마음을 먼저 잘 다스려야 할지 모를 일이다.

“저 같은 경우는 그래도 이 멘탈이 좀 강한 편이에요. 물론 저 같은 사람들이 멘탈에 상처를 입으면 다시 회복하기가 더 어려울 수 있어요. 남들이 보기에 별 일 아닐 수 있지만 그게 더 크게 다가올 수도 있으니까요. 실제로 최근에 저도 힘든 일을 좀 겪기도 했고요. 그나마 저는 비전, 미래를 많이 생각을 하면서 버티는 편인 거 같아요. 스스로 동기부여를 많이 하는 편이어서 잘 극복합니다”

대학시절 창업 동아리 활동을 했다는 최 대표는 주위에 창업을 하는 동기, 선후배들과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고 있기도 하다. 최 대표와 비슷한 스텝을 밟고 있는 이들과 함께 버텨내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힘든 시간을 지나가고 있다고. 사업을 잘 일궈낸 사람들도 처음부터 잘해서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뒤에서 엄청난 노력과 발버둥을 친 결과라는 것을 받아들인 그는 어려움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 같다며 스스로를 다잡는다.

(사진=강인영PD)

■ 리더십은 ‘증명’이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창업을 하고 싶었어요. 대학에 가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학점 관리하는 코스를 받는 일반적인 학생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과 좀 많이 어울렸어요. 졸업할 때에는 창업을 하고 싶은데 할 수는 없고, 아무것도 해 놓은 게 없으니까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자고 마음먹고 창업동아리 비슷한 곳으로 들어갔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거기선 이미 선배들 같은 경우는 회사를 좀 일궈 놓으신 분들도 많고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다 보니까. 거기서부터 네트워크를 많이 얻은 거 같아요”

루틴한 것을 싫어한다는 그는 취업에 관해서는 한없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취업을 하려고 마음먹으면 언제든 좋은 회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이 그 원동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매진하는 것은 사람들과 함께 행복 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바람은 딱 나이만큼 순수해 보인다.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회사를 잘 운영해 줘서 고맙다’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상담사들이 행복해야 상담을 받는 사람들한테 그 에너지가 전달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상담사들에게 많은 부분 맡기게 됩니다. 물론 매출 극대와 이윤 극대가 안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운영을 그렇게 함으로써 상담사들이 행복하고, 상담 받는 사람들이 만족하는 회사를 만들어나가고자 하기 때문에 더 큰 비전을 보고 있습니다”

리더십에 대한 최 대표의 생각은 확고하다. 창업 이전부터 갖고 있던 마음가짐과 창업 후 체득한 깨달음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는 듯 보였다.

“꿈과 비전이 없으면 사람들이 따라올 이유가 없습니다. 아무리 급여를 주는 사장이라고 하더라도 급여를 주기 때문에, 라이프가 안정되기 때문에 회사를 다니는 것이지 저를 따라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사실 저를 따라오게 만들려면 저를 따라올 만한 요인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결국 꿈이고 비전인데 이게 또 허황되면 함께 못가요.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그것을 증명 해내야 합니다. 그리고 증명을 했을 때 자신을 따라와 준 직원들한테 적절한 보상을 해야 서로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어요”

그리고 여전히 창업에 대해 단호한 믿음을 갖고 있는 그는 후배 창업가들에게도 냉혹한 현실을 지적한다.

“자기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후배들이 되게 많거든요. 물론 되게 똑똑해요. 창업 동아리 잠깐 언급했었는데 제가 거기서 회장을 하면서 한 학기에 100명 넘게 지원하는 지원자들의 서류를 보면 굉장합니다. 내가 이 시기에 지원했으면 난 무조건 서류 탈락이었다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이 친구들이 들어와서 좀 활동을 하고 이런 걸 지켜보면 왜 경력이 중요하고 왜 경험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좀 많이 간과하고 있는 거 같더라고요. 내가 어릴 적부터 공부를 엄청 많이 했고 뭐 이것도 인턴도 해봤고 이거도 해 봤고 뭐 이런 거 준비하니까 내가 너보다 더 똑똑할 거야라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이들이 잘하는 이유가 있고, 이들이 인정을 받는 이유가 있는 것이고 본인들이 왜 아직 학생인지 그건 자기 객관화가 많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좀 끈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해요. 사업은 한 5년까지는 진짜 지지고 볶아야 되는데 이게 3개월 해 보고, 6개월 해보고 이래서 안 돼, 저래서 안 돼… 물론 그 시기에 검증을 해 가지고 훌륭하게 사업이 된 케이스도 있고 정말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몇 년 동안 끈덕지게 해 가지고 이루어낸 사업들도 있거든요. 근데 이거는 뭐 관점 차이 일 수 있겠는데 너무 성과랑 이윤이랑 이런 것들만 따져 가면서 사업은 판단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를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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