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의 미래가 어둡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여전히 '책' 하면 종이책을 떠올리고 독자 역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출판업계에서는 책을 둘러싼 다양한 전망 속에서도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매일 수백 권의 종이책이 세상에 나오고 있고 누군가는 여전히 책을 만들고 있으며 작은 출판사를 차리는 사람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작은 출판사 차리는 법'의 저자 이현화 역시 책과 함께 삶을 살았고, 출간의 꿈을 키웠으며 출판사 대표까지 됐다. 1994년부터 편집자로 일하며 책을 만들어 온 그는 규모 있는 몇몇 출판사를 거치며 참고서부터 에세이, 소설과 시집, 인문서까지 온갖 분야의 책을 두루 섭렵하며 기획과 편집 실력을 탄탄하게 쌓아왔다.

출판계에 종사하며 저자 역시 종이책 읽는 독자가 줄고 있다는 전망을 접했지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작은 출판사를 차렸다. “내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쓰며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책 만드는 일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몸”이 됐다는 저자는 “책을 통해 독자, 나아가 세상과 소통하는 맛”이 책 만드는 일의 재미라고 꼽는다.

■ "작고 소박하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면"

출판 경력 25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2018년 4월부터 출판사 '혜화1117'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오랜 경험과 경력을 토대로 삼으면 모든 일을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다"는 고백을 했다.

편집자로 일하면서는 원고가 책이 되기까지의 과정에만 집중하면 됐지만 이제는 기획서를 쓰고, 원고를 살피고, 거래처와 계약을 맺고, 계산서를 끊고, 정해진 날짜에 돈을 지급하고, 책을 홍보하는 등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의 일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꼼꼼하게 처리하고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편집부이자 영업부이자 홍보부이자 총무부이면서 대표가 됐기 때문이다.

‘초짜’ 대표에게 닥친 문제와 선배 대표들에게 닥친 문제 사이에는 큰 거리가 있었고, 혼자 힘으로 어떻게든 도전하고 직접 부딪치고 실수하고 새롭게 배우면서 하나하나 헤쳐 나갔다.

(사진=유유출판사)


고군분투하며 출판사를 차리고 꾸려 온 지 어언 2년. 저자는 그동안의 경험을 '작은 출판사 차리는 법'에 풀어냈다. 여전히 ‘초짜’ 대표이지만 그간의 시간이 출판사를 차려 보고 싶은 사람에게, 처음으로 내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냈다.

이 책에는 출판사를 차리려면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당위의 말도 실용적 정보도 없다. ‘선수’ 편집자가 ‘초짜’ 대표가 돼 책을 둘러싼 사람들과 온갖 계약서, 출판사를 차리고 꾸려 가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고민과 불안, 선택과 결정의 순간이 기록돼 있다.

저자는 "오늘도 열악한 환경에서 책을 만들고 있는 사람에게 이 성실한 경험담이 용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좋아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 이야기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나의 일’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2년 차 작은 회사 대표의 조심스럽고 다정한 조언이 하나의 힌트가 되면 좋겠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