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어스 Pick] 이 책은 어떻게 1인 출판 베스트셀러가 됐을까

1인 출판 베스트셀러 김현경의 '오롯이, 혼자'
솔직한 고백을 담담히 표현해내며 공감·위로

권유리 기자 승인 2022.01.18 20:03 의견 0

사람들 이야기가 궁금해 책을 만듭니다. 가끔 즐겁고 자주 울었지만, 이제는 가끔 울고 자주 웃습니다. 믿지 않았던 사랑과 사람을 믿어보려 하며 따뜻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오롯이, 혼자'는 "다시 발행할 계획이 없냐"는 질문을 예상과 달리 꽤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부끄러운 글이라 얼버무리며 대답을 회피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책장 속에서 떨어진 '오롯이, 혼자'를 보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글이 '그때에만', 그리고 '그 날에만' 쓸 수 있었던 기록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중에서

(사진=리드어스 DB)


김현경의 '오롯이 혼자'는 이미 2019년 12월 초판을 선보인 바 있지만 독자들의 요청에 의해 재출판 된 인기작이다. 저자 김현경은 1인 출판에서 이례적으로 재발행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인기 작가 중 한 명이다.

우울증 수기집 '아무것도 할 수 있는'에서부터 '폐쇄 병동으로의 휴가', 짝사랑 이야기를 담은 '여름밤, 비 냄새'까지, 평소 자신이 써두었던 글들을 모아 한 권 한 권 출간시키며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김현경은 "제 글을 더 읽고 싶다고 말해주시는 분들께 작은 읽을 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렇게 '오롯이 혼자'를 또 다시 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글들이 독립서점을 찾는 독자들에게 베스트셀러가 된 데에는 '김현경의 솔직한 글'이 이유로 꼽힌다. 그는 "더는 길을 걷다 울지도 않고, 혼자 취해 골목에 쭈그려 앉아 있지도, 밥을 꾸역꾸역 밀어 넣지도 않는다"는 고백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사진=리드어스 DB)


그러면서 "이 책을 다시 편집하며 모든 감정에 푹 빠져 끝까지 겪어냈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그 당시의 감정들을 어떻게 적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며 보낸 시간이 내게 알지 못했던 변화의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김현경은 '오롯이, 혼자'를 통해 사랑과 서툰 이별, 독립, 인간관계, 실망, 공허함 등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들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변해가는 감정들, 주변의 소리와 변하는 색깔, 고마움, 익숙함 등으로 글로 인해 삶에 대하는 태도의 변화를 고스란히 녹여내며 독자들의 공감과 위로를 이끌어내고 있다. 바로 에세이란 무엇인지를 오롯이 느끼게 하는 글이고 고백인 셈이다.


'괜찮나요?'라는 질문에 '괜찮아요' 말하곤 귀가길 길목에 쭈그려 앉아 쓴 글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일에 신물이 날 무렵, 광화문에서 열리는 '소소 시장'에 나가게 됐다. 모든 게 엉망인 것만 같던 그날, 내 부스 앞에 앉아 한참 동안 '시작하는 말'만 여러 번 읽으며 '글에서 진심이 느껴져요'라던 학생에게 말했다.

"아까 지금은 괜찮냐고 물어봤을 때, 제가 그렇다고 말했잖아요. 사실 저는 전혀 괜찮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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