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웹소설 작가 90만 명 시대다. 왜 이토록 웹소설 시장에 뛰어드는 작가들이 많은 것이냐고 물으면 정답은 ‘고수익’이라고 답할 수 있다. 웹소설 인세는 순수문학 인세의 3~5배에 달한다. 통상 순수문학 작가들이 10%의 인세를 받는다면 웹소설 작가들은 25%~50%까지도 인세를 받기 때문이다.
진입장벽도 낮다. 순수문학 작가들처럼 ‘등단’이라는 조건이 붙지 않는다. 연재만 할 수 있다면 어떤 플랫폼에서든지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체 90만 명 웹소설 작가 중 꾸준히 연재를 하고 있는 작가 비율은 낮은 편이지만 한 번이라도 웹소설을 플랫폼에 올려 본 경험이 있는 작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90만 명에 이르는 작가들을 끌어들인 ‘억대 연봉’의 꿈은 진짜 이루어질까?
약 0.1%에 달하는 1000명 정도의 작가들이 억대 연봉을 벌어들인다. 이들 중에는 월 1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이들도 100명을 훌쩍 넘긴다.
■ 천재적 재능을 가진 0.1%만 억대 연봉 작가가 될 수 있나?
웹소설 작가 K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억대 연봉 작가가 되기 위해 갖춰야할 천재적 재능에 대해 이야기 한다. 천재적 재능이라고는 하지만 노력을 포함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K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자신이 잘 나가는 웹소설 작가가 될 수 있는지 가늠해보라고 권한다.
첫 번 째, 시장의 니즈를 반영하는 천부적인 센스가 있나? K는 웹소설 작가든 순수문학 작가든 필력은 기본이라고 말한다. 순수문학은 인간 내면의 본질을 탐구하는 글이라고 하면 웹소설은 명백히 오락거리라고 정의한다. 실제 웹소설 독자들의 니즈는 ‘재미’에 닿아있다. 작품에 덕질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는가? 직관적이고 참신한 설정인가? 전개가 빠른가? 티키타카 대사가 있는가? 반전요소가 있는가? 등이 웹소설 독자들의 니즈라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니즈 반영을 하는데 있어서 노력이 아닌,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여낼 수 있는 이들이 천부적 재능을 가졌다고 말한다.
두 번째로는 공략하는 시장의 니즈와 완벽하게 부합하는 메이저 취향인가를 가늠해 보라고 권한다. 훈련으로 도달할 수 없는 천부적인 자질을 지닌 사람도 천재는 스스로 신이 나서 글을 쓴다는 것이다. 그런 글이야 말로 읽는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는 설명이다. 자신이 취향의 재능이 있나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공략하는 시장의 스테디셀러와 밀리언셀러를 읽어보라고 추천한다. 만약 해당 작품들이 재미있어서 밤을 새고 읽었다면 취향의 재능이 있는 것이라고. 그와 같은 감각을 가진 것만으로도 재능을 타고 난 것이라고 단언한다.
다음으로는 다른 사람의 작품을 한결같이 읽으면서 기쁨을 느낄 수 있는지 살펴보라고 한다. K에 따르면 작가는 오롯이 스스로의 상상력과 지식만으로 버틸 수 없다. 20~30년 간 축적한 아이디어와 영감도 실제 글로 풀어내면 몇 년 못 가고 고갈된다. 끊임없이 기발한 상상력을 발굴해 내기 위해서는 다른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 작가들이 남의 글이나 영상을 안본다. 그러면서 아이디어 고갈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K의 전언이다. 남의 작품을 읽으면서 즐거워할 수 있다면 롱런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것이라고 말한다.
K에 따르면 네 번째로 근성도 천재의 소양이다. 이것은 언제, 어떤 분야에서나 통하는 재능이라고 말한다.
다섯 번째로 선택적 무관심을 꼽는다. K에 따르면 웹소설은 작가가 재미있게 쓰면 된다. 경쟁이 없다. 다른 책이 안 팔린다고 내 책이 더 팔리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작가들이 열등감과 자격지심에 시달린다. 그 이유에 대해서 K는 웹소설 세계가 ‘알몸의 세계’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조회수, 선작수, 추천수, 댓글수, 순위, 매출 등 이 모든 숫자가 모두에게 알려지는 탓이다. 출판사와 플랫폼이 나의 숫자를 감시해. 비교하고 자학할 수 밖에 없는 환경. 오롯이 나의 글에만 집중할 수 있다면 차원이 다른 천재라고 할 수 있다.
여섯 번째는 웹소설 작가로서 갖춰야할 소양 중 가장 중요한 항목이 아닐까 한다. 흡사 영상을 보는 듯이 글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웹소설 작가 중에는 최소의 단어로 문장과 대사에서 탁월한 영상미를 구현하는 작가가 있다. 웹툰을 안보고 웹소설 보는 이유는 문장에서 영상을 읽는 즐거움 때문이다. 글을 머릿속으로 상상할 때 일종의 도파민이 생성되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이미지화 능력은 노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능력과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관찰력과 기억력 뛰어난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통찰력이 필요하다. 글을 읽는 사람은 지식욕이 왕성하다. 어렵고 심오한 것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어떤 걸 읽었을 때 느낌표가 떠오르는 감각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독자에게 이와 같은 느낌표를 선사할 수 있는 작가 만이 한 달 1억원을 벌 수 있는, 0.1%의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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