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맞춤법 공부를 해 본 사람이라면 안다. 몰라서 맞춤법을 틀리는 게 아니라는 것을. 어려운 어문 규범을 완벽히 이해하면, 틀린 걸 왜 틀렸는지 설명은 할 수 있지만 안 틀릴 수는 없다. 자꾸 틀리는 맞춤법 따위 다 외워 버리겠다고 마음먹어 봐도 금방 한계에 다다른다. 규정은 계속 바뀌고, 예외도 딱 그만큼 는다. - 저자 김정선
(사진=픽사베이)
■ 맞춤법, 몸에 익혀라
글쓰기의 가장 기본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에게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잘 쓰는 것'이다. 물론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쉽고 올바른 표현으로 많은 이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하고 바탕이 돼야 하는 것은 바로 '맞춤법 틀리지 않기'. 독자들을 만나기도 전에 원고 투고에서부터 막힐 수 있는 지점 역시 '틀린 맞춤법'이다.
저자 김정선은 "사람들이 글을 쓸 때 실수하는 맞춤법은 대개 엇비슷하다. 그건 원인이 같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삼십 년 가까이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고 다듬어 온 교정 교열 전문가로서, 그가 본 '사람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맞춤법 실수'를 수집해 책으로 선보였다. 어문 규범의 이해를 돕는 책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만 반복해서 보고 쓰도록 해서 이미 가진 지식을 ‘체득’할 수 있게 돕는다.
저자는 "우리는 맞춤법을 몰라서 틀리는 게 아니며, 알거나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맞춤법을 끝낼 수 없다"면서 "맞춤법 공부는 지난하다. 어문 규범은 딱딱하고 재미없으며, 공부를 웬만큼 해도 실수가 반복된다. 외우는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단어를 외워야 할지 규정을 외워야 할지부터 헷갈린다'고 책 출간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유유출판사)
자장면만 허용되던 시대부터 짜장면도 허용되는 시대까지, 컴퓨터와 콤퓨터가 헷갈리던 때부터 애플리케이션이라는 표기가 확정된 때까지, 저자는 오랫동안 ‘글 바로잡는 일’을 했다.
잡지부터 문학 작품, 고전, 에세이, 인문교양책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살피며 글 쓰는 사람들의 실수를 꾸준히 목격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사람들이 비슷한 패턴으로 비슷한 실수를 하며, 그 원인이 맞춤법을 몰라서는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맞춤법을 알거나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맞춤법을 끝낼 수 없다는 말이다.
총 20단계로 구성된 이 책은 한 번쯤은 실수해 봤을 문장이 예시로 제시된다. 저자가 직접 만들어서 난이도순으로 배열한 3000개의 예문과 각 단계가 끝나는 지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간결한 설명이 담겨 있어 쉽게 맞춤법 교정을 할 수 있다.
김정선은 "맞춤법은 손끝에 익혀야 한다"면서 "여러 형태로 반복되는 문제를 진득이 풀고 나면 비로소 개념이 내 것이 되고 헷갈리던 공식이 또렷해진다. 맞춤법은 습관처럼 몸에 배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