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책 사이로 하나둘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새삼 이 노란 빛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주는 힘을 느낀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풍경에서는 여느 때와는 또 다른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평소에는 각자 책을 읽으며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던 사람들이 한 권의 책, 한 명의 작가를 중심으로 모여 밀도 높은 에너지를 만드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책방이 이렇게나 역동적인 공간일 수 있구나 싶어 놀라기도 한다."
(사진=리드어스 DB)
최근 독립출판물들의 동향을 보면 개인들의 에세이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이 중에서도 '1인 출판' 노하우나 '1인 출판사' 운영 가이드 등이 담긴 서적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1인 출판을 넘어서 독립서점 사장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실질적인 독립서점 운영 에세이는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책방을 운영하면서 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경험과 운영 노하우, 입고 방법, 1인 출판이 독자들을 만나기까지의 과정들을 담은 에세이들은 생생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리드어스 DB)
■ 홍대거리에서 10년 간 동네서점을 대표해온 '땡스북스'
책 '고마워 책방'은 현재 땡스북스를 꾸리는 손정승 점장과 음소정 매니저가 ‘땡스북스의 10년’을 정리한 것이다.
이 책에는 책이 서점에 들어올 때부터 독자를 만나 서점을 나갈 때까지의 매 순간을 담았다.
읽는 사람들이 사라져서 서점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이야기하는 요즘, 땡스북스가 책을 소개하는 방법과 독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미래의 서점이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땡스북스는 단순히 책을 만날 수 있는 동네서점에 그치지 않고, 책을 중심으로 독자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사진=리드어스 DB)
땡스북스 출신 서점지기들은 각인각색의 서점에서 책과 독자를 연결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책을 처방한다’는 독특한 콘셉트로 큰 사랑을 받은 사적인서점,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삶의 기술’이라는 모토를 내건 서점 스프링플레어 등이다.
또한 땡스북스의 이기섭 대표는 땡스북스를 만든 경험으로 쌓은 콘셉팅 노하우로 다양한 서점을 선보이는 시도를 계속해오고 있다.
트렌디한 디자인과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인테리어로 많은 이들을 사로잡은 서점 인덱스index, ‘어른들을 위한 서점’이라는 슬로건으로 자신의 취향과 관점을 발견하게끔 돕는 파크parrk는 그 일환이다.
땡스북스는 또한 작가와 독자 사이, 독자와 독자 사이를 연결하는데도 집중하고 있다.
작가와 독자 사이에 출판사와 협업해 ‘코멘터리 북’이라는 것을 두었다. 독자가 책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읽으며 느낀 개인적 감상을 적어 작가에게 전할 수 있도록 서점에 비치한 책이다.
작가가 그에 대한 답을 적어 넣는 방식으로, 작가와 독자가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도 같은 책을 직접 만지며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독자와 독자 사이도 연결한다. 다양한 자리에서 저마다의 일을 하던 땡스북스의 단골손님을 모아 올해 진행한 ‘취향의 연결’이다. ‘땡스북스’라는 공통점 하나로 접점 없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좋은 책을 추천하는 릴레이 프로젝트다.
(사진=리드어스 DB)
특히 책 속에서 땡스북스만의 큐레이션에 대한 언급은 '땡스북스 입고'를 희망하는 예비 저자들에게 좋은 팁도 제공한다.
8천권의 책을 선보이고 있는 땡스북스는 책방에 있는 책들은 어떻게 들여오는지를 세 가지로 정리해 전한다. ‘홍대 앞’이라는 동네의 주민들이 관심 있어 할 책을 들인다, 표지와 내용이 동떨어지지 않은 ‘겉과 속이 같은 책’을 들인다. 출판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독립출판물은 입고하지 않는다 등 땡스북스만의 기준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