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잘 쓸까'라는 익숙한 질문은 내려놓고, 내가 왜 글을 쓰는지에 집중한다.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메시지에 집중하면 꾸준히 쓸 힘이 생기고, 그만큼 글을 선명하게 다듬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는, 왜 쓸까.
저자 홍승은은 책 '우리는 밤마다 이야기가 되겠지'에서 '우리 사라지지 말자'는 타이틀로 참했다. 이 책은 저자 구달, 이내, 하현, 황유미 그리고 홍승은이 참여해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홍승은은 '이런 글은 위험한 것 같아'라는 제목 하의 글을 통해 글쓰기에 있어 피해야 할 점들을 지적한다.
그는 "앞으로 쓸 글이 무해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읽을 때 불편한 글의 특징, 위험하다고 느끼는 표현과 관점, 태도를 꼼꼼하게 떠올린다"면서 "글쓰기는 독백이 아니라 대화이며 내가 대화하기 꺼려지는 상대의 행동을 떠올리면 어떤 글을 조심해야 할지 기준이 생긴다"고 조언한다.
홍승은 작가가 말하는 '피해야 할 글쓰기'는 나이, 인종, 성별, 성적 지향, 학벌 등을 기준 삼아 상대를 판단하고 편견을 재생산하는 글, 유명한 누군가의 말에 기대서 언변은 화려하지만 정작 자기 생각과 알맹이가 없는 글, 타인의 고통을 교훈으로 삼거나 정의감에 취해 타인을 납작하게 대상화하는 글, 모르는 걸 아는 척 하느라 어색하고 뻣뻣해진 글 등이다.
자신을 "집필 노동자"라고 소개한 홍 작가는 "누군가 남긴 이야기를 주우며 소외된 경험의 언어를 찾았듯, 내 몫의 이야기를 기록한다"며 책 곳곳에 작가로 살아가는 자신의 이야기와 글쓰기 방법, 책 출판 노하우 등을 담아냈다.
"글감을 찾을 때면 최대한 일상적이고 사소한 부분을 주목해서 써보자고 말한다. 쓰는 일은 자기 돌봄의 물리적 시공간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일, 일상에서 나를 소외하지 않으려는 투쟁이고, 나부터 나를 제대로 호명하려는 의지이기도 하다."
홍승은은 "나는 아주 사소해 보이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사소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쓰는 사람이 되는 단순한 법칙'은 "매일 쓸 수 있는 글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목적 없이 쓰는 글로 인해 정작 써야 하는 약속된 글을 못 쓸까봐 손가락이 근질거려도 참았다는 것. 가볍게 쓰는 순간이 일상이 되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