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출판 A to Z] 서점 입고시 주의점4
태재 작가가 전하는 1인 출판시 주의점
입고 문의 요령부터 가격 책정하기까지
김경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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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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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은 작가들이 내용만 다루지 않고 자신이 다른 내용의 포장까지 직접한다. 이 과정을 통해 책이 만들 때 필요한 결정과 타협, 실험적인 시도에 대한 존중 같은 것들을 고려할 줄 알게 된다. 내 책 한 권만 딱 만들고 마는 게 아니라, 그동안 내가 보고 만졌던 책들이 이러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졌겠구나 하는,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과정이다."
태재 작가는 책 ‘책방이 싫어질 때’를 통해 작가로 데뷔하면서 겪은 경험담에 더해 1인 출판을 계획하고 있는 예비 작가들, 책을 내고 서점에 입고하기 위한 팁들도 책 속 곳곳에 담아냈다.
■ 입고 확인 메일 작성시 주의점
“입고 메일을 보낼 때, 자신의 책에 관한 내용을 첨부파일을 붙일 것이다. 그런데 메일을 열자마자 보이는 내용은 책 내용이 아니라 메일 내용이다. 책방 입장에서는 첨부파일을 보기 전에 메일 내용부터 읽는 것이다. 책방 이름에 오타가 난다든지, 다른 책방 이름이 적혀있다든지, 텀블벅 링크를 통해 책 내용을 확인하라든지 하면 부담스럽다. 그러면 나는 책방에 여력이 없어 입고를 거절한다는 답장을 보낸다.”
■ ‘작가’라는 소개부터 부담
“‘ㅇㅇ작가’라고 소개하는 경우, 많은 부담을 느낀다. 작가란 자신의 책이나 프로그램을 직접 다 만들어본 경험이 있고, 그 과정에서 동반되는 걱정과 열정을 모두 경험해본 사람들이다. 나와 나의 동료들도 모두 작가다. 하지만 그 경험을 내세우지 않는다. 작가라는 이름이 어떤 배지의 이름이라면, 그 배지가 독특한 지위를 상징하기 보다 겸손한 내공의 표식이기를 빈다.”
■ 무턱대고 방문 입고 요청하지 않기
무엇보다 무턱대고 방문 입고를 요청하는 것은 좋지 않다. 책방마다의 입고 절차를 확인한 후 순서에 맞게 입고 문의를 해야 한다는 점을 작가는 강조하고 있다.
“입고 방식을 안내해드리는데 그냥 책을 주고 가겠다는 경우 없는 경우로 반응한다. 책방도 나름의 업무와 절차가 엄연히 존재한다. 한 권의 책이 소중하게 만들어짐과 같이 한 곳의 책방도 소중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 책을 만드는 마지막 스텝은 가격 설정
“자신이 직접 만든 물건에 가격까지 직접 매겨보는 일. 이따금 평가만 당해왔던 생활을 밀어내고 내가 내 것에 값어치를 매겨보는 일. 내가 걱정하고 결정한 그 결과물을 발견하고 인정해줄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계기로서의 출판, 충분하다.”
태재 작가는 좋은 책에 대해 “잘 팔리는 책? 오래 팔리는 책? 정해진 답은 없다. 제작자의 만들고픈 마음과 책방의 소개하고픈 마음이 맞물릴 때, 책은 책방 덕분에 필요했던 애독자를 얻고 책방은 책 덕분에 필요했던 단골손님을 얻게 될 때, 그렇게 새로운 관계를 발생시키는 책이 좋은 책이 아닐까 한다”고 말한다.
“모든 존재가 언제나 목표를 두고 살아가야 할까? 모르겠다. 목표가 없을 때는 표류하면 되지 않을까. 배가 자리를 잡기 위해 닻을 내리듯, 흔들리고 떠도는 사람은 종이 위에 펜을 누른다. 그리고 책방은 그 표류의 기록들이 모이는 곳, 그리하여 수많은 단서들을 준비해놓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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