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정 기자
승인
2024.10.20 10:50 | 최종 수정 2024.12.02 14:47
의견
0
요즘 악플 공격을 받는 대상은 주로 두 부류다. 유명인이거나 혹은 기자이거나.
이 가운데 기자들은 '기레기'로 불리며 각종 융단폭격을 맞는다. 일부 악플들은 기사 내용을 읽지 않고 자신의 의견만 내세우는 정도지만 사실 진실을 호도하고 편을 가르며 나쁜 언어들까지 난무하는 기사들에 쏟아지는 악플이 더 많다는 것을 상기하면 기자로선 뼈아픈 일일 수밖에 없다.
기레기는 어째서 기레기가 된 걸까. 그 이유를 찾자면 하고 싶은 말은 많아도 할 수 없는 말들이 더 많고 각종 이해관계와 수익이 얽혀 있다 정도로 뭉뚱그려 얘기할 수밖에 없다. 다만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을 배제하고 진짜 나쁜 의도를 가진 기자들, 진짜 기레기가 어떻게 우리 사회를 망치고 있는지에 사회 구성원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성이 필요한 시점임에는 분명하다.
기자 출신이자 전국언론노조민주언론실천위원으로서 기자들의 기사를 객관적이고 비판적으로 바라봐 온 저자 강병철은 '나쁜 기자들의 위키피디아'를 통해 기사 속 나쁜 언어들에 숨겨진 불손한 전략, 그리고 이후의 무책임함에 대해 꼬집고 파헤친다.
저자는 국내 언론들이 즐겨쓰는 뉴스의 언어들을 꼼꼼히 살폈고 ‘신문기사’라는 점잖은 외양 속에 특정 신념이나 가치관을 ‘정통’이나 ‘정상’인 것처럼 포장하고, 갈등을 부각시키고, 대중이 사안의 본질을 볼 수 없도록 만들며, 합리적인 논의의 장이 열릴 기회마저 원천봉쇄한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행동은 언론인의 사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이로 인해 독자들이 기사 내용에 대해 따져묻고 선별하도록 하는 검증의 대상이 됐다는 현실을 지적한다. 그는 검증의 대상이 된 기사에서 가장 많이 접할 수 있었던 단어 20개를 택해 힘이 닿는 범위에서 분석을 시도한다.
저자는 현 시점 뉴스 언어의 기원과 용례,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하는 한편 독자들이 각종 매체의 뉴스를 공정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저작권자 ⓒ 리드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