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리드어스 DB)

한옥이 즐비한 골목을 깊숙이 들어가다 보면 주택 같은 작은 책방이 있다. 간판도 따로 없어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외관에 ‘책’이라는 한 글자가 책방임을 말해준다. 출입문에 ‘서촌 그 책방’이라는 흰색의 작은 글씨를 확인한 뒤에야 안심하고 문을 열었다.

내부에는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이 가장 먼저 나를 반겼다. 빼곡하게 채워지지 않은, 여백이 많이 느껴지는 진열에 눈이 갔다. 세밀하게, 꼼꼼하게 보지 않아도 어떤 책들이 주로 놓였는지 표지로 먼저 손님에게 설명하는 친절한 방식이다.

서촌 그 책방은 2017년 6월 일반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다.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하영남 대표 “이 곳에 진열된 책들은 내가 읽은 책 중에 좋았던 책들이다. 또 한글 저자의 책들로만 채운다. 문학, 역사 등 다양한 주제의 책 중 문장이 깔끔하고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책들을 골랐다”며 “한글 저자의 책이라서 한옥에다가 책방을 차렸으면 싶은 마음에 이 곳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곳에 진열된 책 표지에는 책방 주인이 직접 읽고 느낀 점을 쓴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어떤 책인지 잘 모를 때, 어떤 책을 골라야할지 고민될 때 나름의 방향을 알려주는 책방 주인의 세심한 배려다.

하 대표는 “내가 왜 이 책을 추천하는가 하는 이유를 포스트잇에다가 썼다. 어떤 분은 내가 써놓은 이유를 보고 자신의 생각과 비교하면서 공감을 한다고 한다. 어떤 책을 사야할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매끄럽게 읽기 좋은 책들을 추천해주고, 그런 사람들이 와서 추천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촌 그 책방의 한 가운데는 긴 책상이 놓여있다. 이 곳은 독서 모임을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한 공간이다.

하 대표는 “제일 중요한 것은 독서 모임이다. 독서 모임을 하는 장소가 필요해서 이 책방을 열었다”며 “다양한 독서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책을 사간 손님들이 독서모임을 신청하기도 한다. 그렇게 회원제로 운영되다 시피 한다”고 설명했다.

책이 쏟아져 나와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혼란스러울 때, 대형 서점과는 다른 한적한 곳에서 책을 고르고 싶을 때 이 곳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