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찾았다가 어른들이 빠져버리는 국토발전전시관

이지영 기자 승인 2022.06.17 09:05 의견 0
(사진=이지영 기자)

책은 읽기 위한 동기나 시간도 중요하지만 환경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람들마다 각각 책을 잘 읽기 위해 선택하는 공간은 다를 겁니다. 어느 이는 도서관이 편하고, 어느 이는 카페가 편할 겁니다. 그래서 제시해봅니다. 리드어스 기자들이 추천하는 ‘책 읽기 좋은 장소’를 말입니다. <편집자 주>

서울 정동길은 가을에 걷기 좋은 공간이다. 근대사의 하나씩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건물들이 즐비하고, 그 건물 사이사이 펼쳐진 가로수와 길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게 만든다. 시시청역에서 내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펼쳐지는 풍경이다. 그런데 경향신문사 방향으로 가다보면 다소 이질적인 건물이 눈에 띈다. 국토발전전시관이다.

어디 과학단지에나 있을법한 느낌의 현대적 건물이 툭 튀어나온다. 외관도 그렇지만, 건물의 목적도 뚜렷해서 전시관을 돌다보면 아이들과 함께 온 이들이 많다. 말 그대로 한국의 국토발전을 설명해 놓은것도 볼거리지만, 철도, 항공까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데도 무료 관람이니 부모 입장에서는 좋은 공간이다.

(사진=이지영 기자)

그러나 아이들과 이곳을 방문한 부모도, 호기심에 들어온 연인들도 1층에서 멈칫하게 된다. 1층에 위치한 카페와 휴게 공간은 마치 “여기서는 책을 읽으세요”라고 말하듯이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음료 데스크 왼쪽으로는 국토발전전시관과 관련된 책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교보문고의 커다란 테이블과 같은 형태의 일자형 테이블이 도서관과 같은 느낌을 준다.

전시관에 들어선 후 왼쪽으로는 소파 형태의 오렌지색 의자가 창밖을 바라볼 수 있는 형태로 놓여있다. 4인 자리로 되어 있어서 홀로 독서나 작업을 위해 찾을 경우 간혹 다른 사람과 같이 자리를 공유하기도 하지만, 어색함은 없다. 간혹 어떤 이들은 따로 의자를 돌려 창밖을 보며 독서를 즐기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토발전전시관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정동길을 찾는 이들이 느끼는 이질감으로 인해 의외로 자주 한산해지는 공간이다.

<국토발전전시관은...>

총 4층으로 이뤄진 국토발전전시관은 2013년 건립추진계획이 확정된 후 2017년 11월 개관했다. 국토세움실(국토계획, 도시 및 토지, 수자원, 주택 및 건축), 국토누리실(도로교통, 철도교통, 항공교통, 항만물류), 미래국토실(우리 국토의 메가트렌드, 6대 신성장동력), 국토동행실(세계의 랜드마크, 해외건설 진출사, 해외건설역사의 증언)의 상설전실관이 있고, 수시로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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