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현장경영에 나섰다. (사진=삼성전자)
사법리스크를 해소한 빠른 보폭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현장경영에 나선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달 중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과 삼성전자 온양 반도체 패키징 사업장을 방문한다. 2심 무죄 판결로 사법리스크가 상당부분 해소되었고, 손정의·샘올트먼 등 글로벌 AI기업 수장들을 만난 이후 행보라 주목된다. 현장경영을 통해 뒤처진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사업장 등을 방문해 생산 현황을 파악하고 글로벌 시장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먼저 아산1·2캠퍼스를 운영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스마트폰과 IT 기기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거점이다. 최근 애플과의 협력을 확대하면서 중소형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온양사업장은 차세대 패키징 기술 개발 역할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의 현장 경영 재개를 통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가 삼성전자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이에 이 회장의 신속한 의사 결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반도체 공급망 불안정, 경쟁사의 시장 점유율 증가 등 여러 난관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수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가 빠른 의사결정과 전략적 대응에 주효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번 이 회장의 현장 방문 이후 사업장도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과거에도 이 회장이 사업장을 직접 챙긴 후엔 조직 개편과 투자 확대, 신사업 강화 등의 변화가 이어졌다.
■ 손정의·샘올트먼 만난 이재용 회장, AI협력 방안 논의
이 회장의 현장경영은 위기에 처한 삼성전자의 빠른 기술격차 해소에 방점을 두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3자 회동을 가진 후 AI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시계가 빨라졌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올트먼 CEO는 방한 기간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날 것으로 점쳐졌지만 이 회장과의 회동 여부는 불투명했는데, 이 회장이 전날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관련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3자 회동이 성사됐다.
오픈AI와 스프트뱅크는 앞서 오라클과 함께 AI 합작사 스타게이트를 설립하고 향후 4년간 5000억달러(약 729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에 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이에 더해 반도체·하드웨어 부문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와의 협력도 논의될 전망이다. 이 회장의 이번 회동은 전날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와 관련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이뤄지는 첫 공식 행보다.
올트먼 CEO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스마트폰을 대신하는 생성형 AI 전용 단말기와 독자 반도체를 개발하겠단 구상을 공개했다. 이는 삼성전자와의 협력 가능성이 예상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