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 역을 맡아 호연한 고현정 (사진=MBC)
신라시대, 특히나 왕권이 가장 곤고했던 진흥왕과 선덕여왕 시대를 이야기 할 때 미실은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축이다.
수려한 외모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미실은 그로 인해 권력까지 쥘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미실의 출생과 사망일, 나아가 실존 인물인지에 관해서는 정확히 전해지는 역사적 기록은 없다. 이 때문에 필사본에 등장하는 미실의 진위에 대해서도 학계에서 이견이 팽팽하다.
필사본 ‘화랑세기’에서는 미실에 대해 신라 왕족과 귀족 출신의 여러 남자들과 정분을 통하여 자신의 권세를 유지한 여인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에 대해서는 그녀가 색공 교육을 받아 이를 적극 활용해 신라 사회를 뒤흔든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신라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실에 대한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어 미실과 화랑의 이야기를 담은 두 책을 권한다.
■ 풍만하고 수려한 외모로 화랑 사로잡은 ‘미실’, 왕조를 쥐락펴락하다
미실을 이야기할 때 수려한 외모를 빼 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듯 하다. 사랑으로 천하를 얻은 여인 미실의 이야기는 드라마 ‘선덕여왕’을 통해서도 잘 알려져 있다.
미실은 처음에 5대 풍월주인 사다함과 사랑에 빠진다.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으나 지소의 아들이 세종이 미실을 좋아하면서 결국 세종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이후 미실은 사다함에 이어 6대 풍월주에 올라 설원을 부제로 삼는다. 화랑을 손에 쥐면서 권력을 얻게된 미실은 진흥왕이 죽자 금륜을 진지왕으로 옹립했다가 3년 만에 폐위시켰다. 그리고 동륜의 아들인 진평왕을 왕위에 올렸다.
작가 김별아는 소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초판 출간 당시 덜어냈던 원고지 150매 분량의 내용과 120여 개의 각주를 되살려 미실의 면모를 보다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또한 미실의 자녀들에 대한 표와 풍월주 계보도 등을 추가했다.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여인으로 태어나 진흥제, 진지제, 진평제 등 당대의 영웅호걸들을 미색으로 사로잡은 미실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외할머니로부터 온갖 미태술과 기예를 배우며 성장한 미실. 권력 다툼에 휘말리면서 자신의 운명을 깨닫게 된 그녀가 사랑을 빼앗기고 권력에 대한 욕망을 지닌 냉혹한 여인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신라인 이야기 ‘화랑세기’
미실이 알려지게 된 것은 ‘화랑세기’를 통해서다. 화랑의 역사를 담은 ‘화랑세기’에서 미실은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화랑의 사랑을 받은 미실, 그녀는 사다함을 시작으로 화랑과 인연을 맺은 후 결국 풍월주에 오르며 화랑을 쥐락펴락 한다.
신라인의 눈으로 바라본 신라 ‘화랑세기’. 이 책은 2001년 11월, 서강대 대학원 발표 원고인 ‘화랑세기’에 새로이 보충한 내용을 묶은 책이다.
책에서는 '포적정은 단순히 술을 먹고 노는 향략의 장소가 아닌, 중요한 의례를 치르던 장소였다'. '지소공주는 김춘추가 내린 김유신의 환갑선물이었다'. '돌림자는 신라시대에 이미 유행했다'. '남자간 동성애는 신라사회에서는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신라 37대 선덕왕 김양상은 경주 김씨가 아니라 가락 김씨였다'. 필사본 ‘화랑세기’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신라와 신라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으며, 고려의 그늘에 가려 볼 수 없던 신라의 모습을 생생하고 정확하게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