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책] 불꽃처럼 살았던 독립운동가,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신리비 기자 승인 2021.08.20 11:35 의견 0
사진=여름언덕
사진=여름언덕

지난달 한 방송에서 조명된 독립운동가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에서 연해주 독립운동 대부 최재형 선생을 알리면서다. 특히 그는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도왔고 자신의 모든 걸 바쳐 독립운동을 펼친 인물이었다. 후대의 현대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그렇다 치겠지만 그가 묻혀 있는 곳이 러시아 길바닥 어느 곳이라는 데에 보는 이들은 눈물을 쏟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군이 최재형 선생 유해를 못 찾도록 하기 위해 봉토도 없이 일부러 길바닥에 묻은 탓이다.

그런데 어디 그 뿐일까. 그 시대, 어둠을 거둬내려는 빛으로 살았던 수많은 이들이 고국도 아닌 타국의 황량한 벌판에 묻혀 있을 수 있다. 그의 신체는 비록 아무도 찾지 못할 곳에 묻혔을지라도 적어도 독립운동가의 행적만큼은 알아주는 것이 평안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

어쩌면 판사였던 김용균도 이런 마음이었을지 모른다. 그는 공직을 그만둔 뒤 변호사로 일하면서도 ‘불꽃으로 살고 별빛이 되다’라는 책으로 독립운동가들의 빛나는 행보를 전하려 노력한다. 책은 서울과 제주, 상하이에서 블라디보스토크, 샌프란시스코 등 국내외 독립운동 유적지를 직접 찾아가 그곳에 남은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서울 남산 아래 안중근기념관부터 인천 강화의 이건창 묘소, 양평의 몽양기념관,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까지 34곳 유적지를 찾은 저자는 한국인이 잘 아는 안중근, 김구 등 독립운동가 뿐 아니라 앞서 말한 최재형을 비롯한 김마리아, 김경천, 이강년, 허위, 박상진, 안희제, 이윤재, 임병찬, 김병로, 김철 등 다소 생소한 인물들을 함께 조명한다.

일례로 일본 육사를 졸업하고 일본 장교로 임관한 김경천은 출세가 보장됐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만주 신흥무관학교로 가서 교관이 돼 독립군을 키웠으며 연해주와 시베리아에서 유격전을 벌여 일제 군경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가 됐다. 그러나 소련 스탈린 정권의 강제 이주정책으로 카자흐스탄으로 끌려가 고생하다 간첩으로 몰려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앞서 밝힌 최재형도 경제적 성공을 뒤로 하고 독립운동가를 돕는 삶을 살았고 독립군 활동중 체포돼 재판도 거치지 않고 총살당해 길바닥에 묻혔다. 저자의 책 제목처럼 이들의 삶은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별빛들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내면서 “우리 사회가 많은 갈등요인을 안고 있지만 ‘나라 사랑’이라는 마음의 교집합이 반드시 있다. 그 나라 사랑의 연원이 우리 선열들의 독립정신에 있는 것임을 깨닫고 이를 선양한다면 거기서 모든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김용균 지음 | 여름언덕 | 432쪽 |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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