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책] 김창옥 교수 “일 끝낸 아버지가 오면 숨어버렸어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안소정 기자 승인 2024.09.04 09:00 | 최종 수정 2024.12.02 14:13 의견 0

[리드어스=권유리 기자] 저희 아버지는 청각장애가 있어요. 아버지는 제주도에서 검정색 돌을 깨는 일을 하셨어요. 그리고는 저녁에 돌 깨는 연장가방을 갖고 아버지가 돌아오시면 형들하고 놀고 있던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지?’라며 어쩔 줄 몰라했어요. 그러다가 아주 짧은 순간 판단을 하죠. 숨어버립니다. 그게 저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의 시작이었어요. -김창옥 강의 ‘아버지, 내 아버지’ 中-

김창옥 교수의 아버지가 청각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는 바다. 그는 강연을 통해서 아버지가 청각장애를 앓고 있으며 어머니와의 잦은 다툼, 도박 등으로 자신의 유년시절을 불우하게 만든 장본인으로 지목한다. 청각장애 3급인 아버지를 가장으로 둔 집안은 경제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김 교수와 아버지 관계는 더욱 서먹해 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에서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삼수만에 경희대학교 성악과에 입학했다. 현재는 서울여자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 김창옥 휴먼컴퍼니를 운영 중이다. 소통과 목소리를 주제로 한 강연으로 대중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강사이기도 하다.

자신이 다루는 강연의 주제가 ‘소통’인 탓에 김 교수는 이 책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 주목하는 듯하다. 특히 ‘사소한 일들로 유발되는 가족 간의 갈등’ 대목에서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해 볼 수 있다.

이 책에 대해 김 교수는 “5000원에 이런 책을 살 수 있다는 것은 무료나 마찬가지”라는 말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 사소한 일로 유발되는 가족 간의 갈등 등 인간 본질에 접근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경험 많고 노회한 고참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자신의 조카이자 풋내기 악마인 웜우드에게 인간을 유혹하는 방법에 대해 충고하는 서른한 통의 편지이다.

인간의 본성과 유혹의 본질에 관한 탁월한 통찰이 가득한 이 책은 웜우드가 맡은 ‘환자’(이 책에서 악마들은 자기들이 각각 책임지고 있는 인간을 ‘환자’라고 부른다)의 회심부터 전쟁 중에 사망하여 천국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사소한 일들로 유발되는 가족 간의 갈등, 기도에 관한 오해, 영적 침체, 영적 요소와 동물적 요소를 공유하는 인간의 이중성, 변화와 영속성의 관계, 남녀 차이, 사랑, 웃음, 쾌락, 욕망 등 삶의 본질을 이루는 다양한 영역을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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