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네가 멋진 창작자가 될 수 있을까 스스로를 의심하고 있어? 뭐가 두려운 거야? 그걸 여기 적어봐. 그리고 거울을 보면서 외쳐! 두려움을 떨쳐버려! -당장 써 17P-

북드림, 1만4000원 (사진=리드어스 DB)

인터넷 시대가 펼쳐지면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문화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단연 커뮤니티다. 같은 관심사를 갖고, 같은 것을 향유하는 사람들 간의 모임은 굳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거나 이해 받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글을 쓰거나, 음악을 하거나 혹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무엇인가를 창작하는 사람은 그것을 어깨 너머로 보면서 늘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기 일쑤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 창작의 고통을 감당하기도 벅차다. 여기에 주위 사람들의 기대 혹은 의심까지 짊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창작자들은 자신과 같은 길을 걷는 이들 사이에 둘러싸이는 게 좋다.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이를 위해 어떤 캐릭터를 창조해 나가고 있는지 등 나를 의심하지 않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때로는 이들과의 대화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지쳐 멈추고 싶을 때는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기도 할 것이다. 같은 의미에서 이 책 ‘당장 써’는 나와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친구를 옆에 둔 듯, 든든한 아군 역할을 충분히 해 줄 수 있다.

(사진=리드어스 DB)

■ 카페에 앉아서 대화하듯이 읽어 보길

‘당장 써’는 글을 쓰는 작가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창작자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글쓰기 원칙을 제시하는 책이다. 아주 특별한 글쓰기 스킬이나 시크릿한 노하우가 담겨 있지는 않다. 다만 확실한 것은 첫 줄을 시작하고, 인물과 장소를 창작해 내고, 이야기를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게는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라고 말한 대문호가 있다. 책은 쓰레기 같은 초고를 쓰라고 닦달하는 친구처럼 책은 일단 쓰고, 일단 그리라고 독촉한다. 그것이 잘 그린 그림이든, 재미있는 이야기이든 상관없다. 일단 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경험해 본 자만이 알 수 있는 것, 당장 쓰는 것이 가장 어렵다. 세상에 그 많은 천재들의 글을 보면 어쩐지 나만 재능 없이 쓰레기를 배출해 내는 것 같은 자괴감에 빠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쓰고자 했던 욕구마저 사라져 가는 순간에도 이 책은 쓰라고 말한다.

‘말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간단하다. 책의 시작과 끝에 못 그린 그림으로 두 사람이 나온다. 두 사람은 대화를 한다. 그림을 그려보라거나, 캐릭터를 상상해보라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흡사 나와 함께 글을 쓰는 동료가 내 글을 보고 싶다고 독촉하며 어서 써 내라고 하는 듯하다.

책과 카페에 마주 앉아서 대화를 하다보면 어느새 쓰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이 같은 방식은 프로 작가들도 극찬한 새로운 글쓰기의 방식이다. 생각을 이야기로 쓰기에 앞서 어떻게 써야 할지조차 모르는 이들에게는 책을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이야기를 완성하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