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작가되기] ④연재의 기술, 절단신공은 언제 써야 할까?

윤아름 기자 승인 2024.12.12 08:00 | 최종 수정 2024.12.16 16:20 의견 0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나이와 장소에 제한을 받지 않고 쉽게 웹소설을 접하게 되면서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구독자의 증가는 작가 수의 증가를 동반한다. 공급과 수요의 법칙인 셈이다. 수요가 많은 시장인 탓에 공급도 많아지는 게 당연하다지만 현실은 한 편의 작품으로 발만 담근 작가수도 적지 않다. 2015년 100여 명에 불과했던 정식 연재 작가의 수는 2024년 현재 5만 명에 이른다. 한 편 이상의 작품을 플랫폼에 연재한 작가수다.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작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리드어스에서는 생업으로서의 웹소설 작가되기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방법을 연구해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웹소설에서는 독자들이 다음화를 반드시 클릭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절단신공'이라는 게 있다. 절단신공 기술을 잘 익혀야 연독률을 높일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절단신공이란 무엇일까? 회차의 끝을 잘 끊어서 독자들로 하여금 다음 회차를 클릭하게 만드는 능력을 말한다. 궁금증을 유발하여 내일 혹은 다음 회차를 기다렸다가 클릭을 유도하는 스토리 절단의 기술이다. 절단신공이 얼마나 잘 다듬어졌나에 따라 작품의 연독률이 달라진다.

웹소설에서 절단신공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종이책과 다르게 편당 5분 내로 읽을 수 있는, 200자 원고지 30매 내외 분량을 회차 별로 끊어서 연재하기 때문에 독자들이 작품을 잊지 않고 돌아오게 해야 한다. 유료작품의 경우 회당 100원에 판매되는 탓에 절단신공 고하(高下) 여부에 따라 매출이 크게 엇갈릴 수 있다.

■ “독자와의 심리 싸움에서 이겨라”

절단신공, 즉 작품을 한 회 차를 결정하는 마지막 부분을 결정하는 데는 4~5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결코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첫째 궁금증 해소는 각 화 안에서 해야 하되 다음화를 위한 상황을 펼친 후에 절단

웹소설에는 각 화 안에 기승전결이 다 담겨 있어야 한다. 즉 매화 구조가 치밀하게 짜여있어야 독자들의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작품을 끌고 갈 수 있다.

통상 장르소설의 경우 궁금증을 풀어주지 않은 채 챕터를 끊어간다. 의도적으로 궁금증을 지연시키기 위해 다음 챕터에서도 궁금증을 해소시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웹소설은 그렇게 하면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다.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각 화에서 궁금증을 풀어줘야 한다.

첫 화에서 주요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을 펼쳐낸다.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를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을 소개한 후 다음에 펼쳐질 상황을 예고한 후 절단신공을 발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로맨스 소설에서 키스를 할 듯 말 듯한 상황에서 절단하는 것보다 키스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절단하는 것이 독자들로 하여금 다음 화를 클릭하게 하는 기술이다.

둘째, 궁금증 해소와 상황 펼치기의 고리를 이어가면서 절단

궁금증을 유발하는 대사나 행동을 취한 상황에서 절단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화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증을 추구하는 서사구조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같은 연결 고리를 잘 가지고 가면서 독자를 끌고 가는 작가의 스킬을 보여주는 것은 작품의 재미에 대한 독자의 신뢰를 끌어낼 수 있다.

웹소설의 궁금증 해소는 무조건 다음화로 가는 게 아니라 그 화안에서 해소해주고, 새로운 궁금증을 던지면서 다음화를 유도하는 식으로 즉, 사슬처럼 엮이게 해야 한다.

역시 로맨스 소설을 예로 들면 독자들은 캐릭터들의 연애가 무조건 잘되는 것보다 장애물이 있는 상황을 흥미로워 한다. 현실에서 역시 연애가 무조건 잘 되는 것만은 아니지 않은가.

이렇게 상황을 펼쳐놓은 후에 절단을 했을 때 다음화 시작에서 역시 곧바로 긴장감을 조성해줘야 한다. 장르소설에 비해 호흡과 텐션이 굉장히 빠르게 순환되는 구조다. 이야기 텐션을 만들어서 끌고 가다가 또 다시 호기심을 자극하는 구성이 필요한 것이다.

사슬 같은 이야기 구조가 잘 펼쳐졌을 때 독자들은 댓글을 통해 작가에게 피드백을 준다.

셋째, “나라면 어떻게 할까” 공감을 저격한 후 절단

독자의 댓글 반응을 끌어냈다는 것은 곧 독자의 공감을 저격했다는 의미다. 댓글로 반응하는 독자들은 대부분 “나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과 함께 다음화를 예상하게 된다. 더불어 이야기 속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했다는 의미다. 독자의 감정이입은 연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독자들이 감정이입을 할수록 작품에 댓글창은 활발해 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독자가 단순히 “아라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게 하는 게 아니라 “나라면 이렇게 하겠다”라는 연속된 생각을 하게 함으로써 이야기를 예상하게 해주어야 한다. 중요한 건 독자가 먼저 생각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다음화가 펼치질 때 독자들은 예상이 적중든 반전을 이루든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독자가 작품에 감정을 이입하고, 공감하고, 이야기를 예상하는 단계에 이르면 작가는 소설의 전형적인 구도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또다른 공감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금수저와 흙수저의 충돌 구조로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금수저보다 흙수저가 많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흙수저에게 공감하게 하는 것이다. 혹은 흙수저가 아니더라도 비도덕적인 캐릭터에 공감할 사람은 없을 테니 이렇게 단순한 충돌 구조를 통해서도 독자를 이야기에 참여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넷째, 상황 펼치기는 곧 다음화 이야기를 위한 사전준비

독자가 “나라면 어떻게 하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작가는 새로운 화에서 “이렇게 생각하셨죠?”라고 질문 던지는 형태의 이야기를 진행해 줘야 한다.

이후 독자의 답답함을 유도했다가 빌런을 통해 다시 긴장을 조성한다. 한 화에서 긴장과 이완을 반복시킴과 동시에 궁금증 유발과 공감 저격을 동시에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작가는 해당화의 앞부분에서부터 의혹을 계속 발전시킨다. 스토리 중에는 암시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화의 끝에 가서는 다시 상황을 좌절시키는 것도 중요한 스킬이다. 소설 속에서 일이 술술 잘 풀리면 작품이 재미없어 진다. 결국 독자와의 심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작가는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 독자가 어떤 심정을 가질지 까지 예상해줘야 한다.

다섯째, 작가의 말을 활용하는 절단신공

웹소설은 작가의 말을 넣을 수 있다. 작가의 예고 이를테면 다음화에 대한 예고를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멘트로 해 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독자들은 다음 화를 안 읽을 수가 없다. 하지만 작가의 말을 너무 많이 활용하면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에 가끔씩만 사용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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