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길] 당근보다 채찍이 많은 세상, 낯간지러운 칭찬의 힘

권유리 기자 승인 2020.11.18 09:15 의견 0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건 거창한 말이나 순간이 아니다. 자신이 잘했던 일에 대해 인정받지 못하고, 못한 일은 꼬박꼬박 지적받는 순간 누구나 상심하고 지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왜 못한 것만 꾸중하고 잘했을 땐 칭찬을 안 해?” 라는 말을 한번쯤 해봤을 터다.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이같은 마음은 늘상 스스로를 지치게 만든다. 세상이 각박해서, 더 잘하라는 의미에서 우리는 당근보다는 채찍이 훨씬 많은 사회를 살아나가야 한다. 그러나 인정받지 못하는 순간과 마주할 때마다 깎이는 자존감은 막을 길이 없다.

우리는 누군가와의 경쟁을 시작하면서 채찍을 경험하기 시작한다. 물론 칭찬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칭찬의 기쁨보다 채찍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렇게 차츰 칭찬의 효과는 줄어들고,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하는 시대에 맞춰 점차 변해간다. 그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주요 과목들을 열심히 학습하고, 노력의 결실을 칭찬이 아닌 상장으로 보상받으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렇게 적응해가다 어쩌다 칭찬을 들으면 급격히 겸손해지고 쑥스러워진다. 그게 ‘예의’ 범주에 속하기도 한다. 때문에 칭찬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점부터 칭찬을 하는 것과 듣는 것이 점차 어색해진다. 이창우의 ‘최고의 칭찬’은 이처럼 다수가 낯설어 하는 ‘칭찬’의 힘에 대해 다룬다. 특히 칭찬의 주체를 상대방으로 정하고 칭찬을 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칭찬이 주는 힘은 인간관계를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칭찬을 습관처럼 하는 사람의 인생까지 변화시키는 큰 파급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칭찬이 주는 ‘말의 힘’은 작은 기적을 낳는 요소로 작용한다. 칭찬을 받으면 칭찬을 받는 대로 변하고, 숨어있던 잠재력을 발굴하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하지만 칭찬은 무조건적인 좋은 말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목적성을 띤 칭찬이나 과한 칭찬, 마음에도 없는 칭찬 등은 배제해야 한다.

책에서 말하는 칭찬의 방법은 이렇다. 1. 자기 자신을 칭찬하기 2. 상대방을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기 3. 칭찬할 일이 생겼을 때는 즉시 4. 결과 보다는 과정을 5.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 말하기 6. 잘한 점은 구체적으로 칭찬하기 7. 가능하면 공개적으로 8. 칭찬할 때는 화끈하게 9. 칭찬할 때는 보상과 함께 10.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상대방을 더욱 격려하라다.

하지만 칭찬은 말처럼 쉽지 않다. 부정적인 사고와 감정은 학습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아가지만, 칭찬과 감사 등의 긍정적인 사고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연습해야 유지된다. 그러나 칭찬하는 법에 대해 따로 배워본 적 없기에 칭찬을 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은 학교에서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을 배우듯이 칭찬도 배워야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칭찬이 주는 수만 가지의 긍정적인 효과를 딱 한 문장으로 정리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오직 칭찬뿐이다”고 말한다.

그동안 칭찬이 주는 힘을 잊고 살았던 나는 사람은 칭찬 속에서 성장하는 존재와 다름없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됐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본능적으로 칭찬을 무의식 속에 갈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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