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와 함께 이어질 작품"…올해 맨부커상 '밀크맨'의 가치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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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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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맨부커상은 권력에 의한 성폭력을 다룬 북아일랜드 작가 작품에 돌아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아일랜드 작가 애나 번스의 '밀크맨'(Milkman)이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북아일랜드 작가로는 처음이다.
'밀크맨'은 사회가 분열된 1970년대 북아일랜드의 신구종교 갈등 시기, 밀크맨이라는 별명을 가진 민병대원에게 학대당한 18세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이 든 불법무장단체 인사는 가족관계와 사회적 압력, 정치적 충성심을 이용해 성적으로 소녀를 괴롭힌다.
특히 작품은 화자인 소녀를 포함해 등장인물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 실험적인 방식으로 이목을 사로잡는다. 맨부커상 심사위원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독창적"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또 "놀라운 소설", "재치있고 신선하며 영악한 동시에 간단명료한 1인칭 시점의 목소리를 독특하고 일관성 있게 표현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올 한해 세계와 한국을 휩쓸었던 '미투'의 가치를 높이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심사위원장인 콰메 앤서니 아피아는 "이 작품은 사람들이 '미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면서 "이 작품이 현시점에서 진행 중인 무언가(미투)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이 작품의 가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번스는 자신의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소설을 쓴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맨부커상 재단을 통해 "나는 폭력, 불신, 피해망상이 가득한 장소에서 자랐다"며 "사람들은 제각각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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